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팔당호 수질 개선 종합대책(안)을 밝혔다. 수질 개선의 최종 수혜자인 서울시에 앞서, 주된 오염 책임자인 경기도가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선 듯한 모습이 보기 좋다. 팔당호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경안천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도 실효성 기대를 높였다.
종합대책의 핵심은 하수처리장과 하수도, 산업ㆍ축산 폐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확충이다. 1조 5,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원 마련이 문제가 되겠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책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수관을 거치지 않고, 빗물을 타고 유입되는 도로나 농지의 오염물질을 거르기 위해 물가에 자연생태습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마찬가지다.
다만 벌써부터 논란이 무성한 경안천 하구의 퇴적물 준설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한 과학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팔당호 준설 문제는 오랜 논란을 거쳐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볼 수 있다. 퇴적물의 오염물질 용출이 극히 미미한 반면 준설에 의한 부유물질의 증가나 하상 생태계의 파괴 등 부작용이 크다거나, 비용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번 준설 계획이 팔당호 전체가 아닌 경안천 하구 지역을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준설에 의한 오염물질 부유와 하상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할 준설 기술이 개발됐고, 대상 지역의 퇴적물 오염물질 용출이 과거 조사결과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등의 설명으로 보아 과거의 결론에 매달려 있을 이유는 없다.
1,000억원의 예산으로 경안천 하구 76㎞ 구간에서 510만㎥의 퇴적물을 제거할 경우의 비용 대 효과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기초시설 확충 비용의 15분의 1임을 감안하면 준설 배제의 근거가 되긴 어렵다.
따라서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정밀한 타당성 조사와 소규모 시험 준설을 거치고, 그 효과 분석 결과에 따라 준설 여부를 결정하면 그만이다. 그 때까지 필요한 것은 의욕과 논란이 아니라 정부와 서울시의 적극적인 호응과 국민적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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