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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총선 향방 女風·女心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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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총선 향방 女風·女心에 달렸다

입력
2006.06.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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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하는 역사적인 쿠웨이트 총선이 29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내년 7월 예정돼 있었으나 선거구 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이 국론을 분열시킬 정도로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자 셰이크 사바 알아마드 알사바 국왕이 의회를 전격 해산하면서 1년 여 앞당겨졌다.

한 선거구에서 2명씩 총 25개 선거구에서 50명의 의원을 뽑는 총선에 나선 후보는 모두 330여명. 이중에는 여성 30여명이 처음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5월 여성참정권이 보장된 직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여성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한 적은 있으나, 전국적인 총선에서 여성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하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여성이 공직에 오른 것은 지난해 처음 배출된 장관 1명과 시의원 2명이 전부.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여성의 의회 진입이 성공한다면 쿠웨이트는 또 하나의 선거혁명을 이룩하는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쿠웨이트는 의회제도 자체가 없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걸프해 5개국 중 의회의 권한이 가장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왕이 정부 정책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지만, 의회는 정책입안과 법안 발의에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국가의 중요 현안에 대해서는 대정부 질문은 물론, 개별 장관에 대한 불신임권도 갖고 있다.

여성이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이번 총선의 판도는 여성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34만명의 쿠웨이트 전체 유권자 중 여성 유권자는 절반이 훨씬 넘는 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유권자가 남성보다 월등히 많은 것은 여성은 유권자로 자동 등록되는데 반해 남성은 개별적으로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하고, 군과 보안군은 그나마 투표를 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여성이 참여하는 첫 총선이란 점 때문에 여성의 투표참여가 어느 때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여성 참정권 부여 조치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면 강력히 반발했던 보수파 후보들조차 여성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사활을 건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여성 유권자가 총선 판도의 핵심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를 5개로 줄이자는 ‘쿠웨이트를 위한 5’라는 자발적 시민운동이 이어지면서 선거열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부패의 온상인 선거구를 줄이자는 개혁세력이 주창한 이 운동은 젊은이들에게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거리는 젊은이들이 개혁의 상징으로 착용한 오렌지색 물결로 넘쳐 난다. 이들은 오렌지 티셔츠와 목도리, 리본 등을 착용하고 여대생들도 히잡(이슬람 머리두건)을 벗어 던지고 거리로 나와 쿠웨이트판 ‘오렌지 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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