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경제부총리가 26일 오후 ‘전격적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7월 개각설이 나오는 가운데, 정례브리핑 외엔 몇 개월째 간담회를 갖지 않던 한 부총리가 예고도 없이 자리를 마련한 터라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재경부측은 최근 경제현안을 놓고 오해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 이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부총리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속도조절론에 대해선 “시한에 얽매여 졸속협상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이지 기본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고, 세제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세제투명성과 조세감면축소 부분은 예정대로 추진하고 나머지도 정부혁신ㆍ지방분권위원회 주도로 추진하는 것일 뿐 결코 중단이나 무산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 ‘경기자극적 정책검토’를 언급한 것에 대해선 “경기회복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지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쓴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것은 통상적 해명자료나 실무자 보충설명으로도 가능하고, 실제로 지금까지 그렇게 해온 만큼 한 부총리의 갑작스런 간담회 개최사유로는 ‘2%’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재경부 안팎에선 한 부총리의 ‘건재 확인용’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관가 주변에선 ‘경제부총리 교체설’ ‘한 부총리 사의표명설’이 증폭되는 상황. 이 미묘한 시점에 한 부총리가 간담회를 한다는 것은, 본인 거취에 대한 ‘자신감’이 없이는 힘들 것이란 게 재경부 직원들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 시각도 있다. “한 부총리 스타일로 볼 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오히려 더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혹은 “장관이 되면 원래 거취가 불확실해질 때 안 하던 제스쳐도 하는 법”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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