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50)의 감독 선임은 충분히 예견된 결과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을 모두 경험한 그가 누구보다 한국축구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 월드컵 2차례 모두 경험… 대표팀 누구보다 잘 파악
아드보카트 감독과의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대한축구협회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대안이 바로 ‘베어벡 카드’였다. 본프레레 감독과 코엘류 감독의 선임 및 경질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경험한 협회로서는 시간낭비가 없다는 점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26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아무리 유능하고 훌륭한 지도자가 오더라도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오는 8월 열릴 아시안컵 예선과 내년 본선에 참가할 선수들 대부분이 현 대표팀 멤버들임을 감안할 때 현 코치진이 사령탑을 맡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감독 영입보다 낫다고 판단했다”는 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호곤 전무도 “이제 가던 길로 그냥 가면 된다. 그렇다고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계약기간이 2년이지만 2008년 올림픽대표팀 감독까지 맡기기로 한 것은 2010년 월드컵까지 내다본 장기포석으로 풀이된다. 4년 후를 대비해 미리 젊은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일단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고 연장에 대한 옵션을 달지 않은 것에 대해 김호곤 전무는 “국내 현실에서 다년 계약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경우에서 봤듯이 연장 옵션도 상호 합의가 안되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적극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좋은 사람을 선택했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베어벡 감독 선임은 현재 상황에서 가장 쉽고 안전한 카드인 셈이다.
하지만 코치로서 받은 좋은 평가와 별도로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이영무 위원장도 이를 인정은 하면서도 “선수들이 인정을 하고 따르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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