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의 마크 로스코 전을 찾은 관객들은 백남준(1932~2006) 추모전 ‘백남준에 대한 경의’를 무료로 볼 수 있다. 리움이 소장한 백남준 작품 14점을 9월 10일까지 전시한다.
전시작 중 ‘스키타이 왕 단군’(1983)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낡은 라디오와 구형 TV 캐비닛를 조합해 만든 로봇이다. 제 45회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에 출품됐던 이 작품은 자동차 헤드라이트 같은 큰 녹색 눈에 큼직한 지팡이를 들고 걸어가는 단군의 모습이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밖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어항 뒤에 TV 모니터 영상을 배치한 ‘TV 물고기’(1994), 달걀 속에 알몸의 여성이 웅크린 모습을 집어넣어 생명의 탄생과 성장을 15대의 TV 화면으로 연출한 ‘알’(1994), 뾰족 탑 모양의 틀 안에 TV 모니터를 쌓아올린 ‘나의 파우스트’ 연작(1989~91) 중 3점, 20세기의 물신 숭배를 풍자한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며’(이번 전시는 8대만 내놨다), 백남준이 친구였던 전위미술가 요셉 보이스를 추모해서 만든 ‘보이스의 자동차: 나는 에스키모, 카자크는 한국인’(1995) 등을 볼 수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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