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를 넘나드는 속도로 24시간을 달린다는 것은 최첨단 자동차도 쉬운 게 아니다.
실제 ‘르망 24시’ 참가 경주차 가운데 완주 성공률은 50~60%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은 해당 자동차와 타이어, 관련 부품 제공 업체에게는 그만큼 명예로운 일로 통한다.
2006년 대회는 17일과 18일 열렸다. 전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길은 르망에 쏠렸다. 특히 약 30만명은 직접 자기 차를 몰고 르망(인구 15만명)으로 몰려들었다.
17일 오후 5시 50개팀이 출발선을 떠나면서 시작된 경주의 승부는 아우디팀의 독주로 사실상 밤 12시 무렵 결정 났다. 대회 전부터 우승을 확신하며 전세계에서 1,000여명의 기자들을 초청한 아우디가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아우디는 세계 최초로 디젤 엔진을 장착한 최첨단 경주차(R10 TDI)를 선보였는데, 이 차는 배기량이 5,500㏄, 출력은 650마력에 달한다.
섭씨 30도의 땡볕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를 지배한 것은 자본의 논리이기도 했다. ‘라 샤르트’ 경주장의 각 구간에 붙여진 이름은 이 대회가 세계 자동차 업계의 치열한 홍보 각축장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한다.
던롭과 포르쉐 등은 던롭 커브(Dunlop Curve), 포르쉐 커브(Porsche Curve) 등 주요 구간에 자신들의 이름을 붙였다. 전세계 250만명 시청자가 동시에 지켜보는 대회 중계방송을 통해 회사 이름을 자연스레 노출시키려는 의도이다.
아우디는 이번 대회로 인정 받은 디젤 엔진 분야의 독보적 기술력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입한 비용을 훨씬 능가하는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자본의 논리’에는 르망 지역 주민도 흔쾌히 동의한다. 외지인들이 몰려들어 시내 곳곳이 마비되고 온종일 시끄럽지만 모두 싱글벙글이다. 기념품 등을 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르망 24시’는 르망 지역에 연간 7 ,000만유로 (약 980 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200 여개의 정규직 고용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르망(프랑스)=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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