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재계는 2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날개를 달아 제2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과도한 차입과 불투명한 시너지 효과 등은 오히려 안정적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제기한다.
대우건설 인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향후 건설부문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 금호는 대우건설을 독립 자회사로 유지시키며 대우건설이 지닌 해외 브랜드 파워를 최대한 살려 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오래 전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 러시아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유리한 입장이다.
금호그룹은 우선 해외 수주 사업은 대외 인지도가 높은 대우건설에 집중시키고, 국내에서는 두 업체가 갖고 있는 경쟁력을 극대화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상호 보완해 전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재계 순위 11위(자산 12조9,820억원)인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로 재계 8위권에 오르게 되는 것도 그룹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큰 수확이다. 금호그룹은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다.
그러나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도한 인수가격이 금호그룹은 물론 대우건설의 동반 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6조6,000억원은 현재 대우건설 주가(23일 종가기준 1만2,600원)의 2배가 넘는 주당 2만7,000원 수준이다. 과다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 유동성 악화로 동반 부실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주택부분에서 두 회사의 사업이 상당부분 중복되는 것도 문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5조756억원 중 주택부문에서만 42%의 매출을 올렸다. 금호건설 역시 주택부문 점유율이 전체의 50%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질적 기업 결합에 따른 기업문화 및 조직 구성원간 마찰도 안정적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사업 중복에 따른 업무 비효율성이 커질 경우 인력 감축 등이 불가피하며 직원들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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