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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월드컵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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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월드컵 말말말

입력
2006.06.26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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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세계에서 ‘어설픈 큰소리’는 망신의 지름길이고, ‘준비된 큰소리’는 상대방의 기를 꺾는 ‘필살기’가 된다. 2006 독일월드컵의 말 잔치는 선수들의 골 잔치만큼이나 화려하다.

# 아데바요르 큰소리치다 망신살… 이천수는 "프리킥 감 너무 좋다" 적중

뒤늦게 주워 담기엔 너무 망가졌다

한국과 맞붙기 전까지 토고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토고의 골잡이 아데바요르는 “우리와 필적할 팀은 하나뿐이다. 이름이 뭐라더라, 브라질이라고 하던가?”라며 건방을 떨었다. 그러나 토고는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고, 아데바요르는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월드컵 직전 벌어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혼자 2골을 넣은 일본의 스트라이커 다카하라 나오히로도 “일본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4강도 가능할 것”이라고 떠벌렸다. 일본은 16강 탈락으로 짐을 쌌다.

“우리 조엔 특별히 강팀은 안 보인다”고 자신만만했던 코트디부아르의 앙리 미셸 감독은 탈락이 확정된 뒤 “절망이 극에 달했다”며 침통해 했다.

차라리 돗자리를 깔아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예언가인지도 모르겠다. “머릿수를 맞추러 독일에 온 게 아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는 큰 소리는 호주의 사상 첫 16강 진출로 현실이 됐다. “한국을 위해서라도 일본을 꺾겠다”는 쇼맨십 강한 발언도 실현됐다.

“프리킥 감이 두려울 정도로 좋다. 골 뒤풀이는 준비돼 있다. 토고전을 잘 이끌어 역사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던 한국의 이천수도 약속을 지켰다. 독일의 간판 골잡이 클로제도 “개막전을 이기고 생일을 자축하겠다”던 다짐대로 자신의 28번째 생일 펼쳐진 코스타리카전에서 2골을 기록했다.

동료애와 가족애, 그리고 겸손

지난 12일 이란전이 끝난 뒤 멕시코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던 골키퍼 오스왈도 산체스를 차례로 껴안았다.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장례식을 치르고 경기 전날 팀에 합류했던 산체스는 승리한 뒤 “이게 나의 꿈이자 아버지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필리포 인차기는 22일 체코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경기후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 아버지는 기쁨에 겨워 우셨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AP통신으로부터 “프랑스를 기절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의 박지성은 “내가 잘한 것은 골을 넣은 것 뿐”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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