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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또 '외부 수혈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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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또 '외부 수혈 총장'

입력
2006.06.26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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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총장’에 이어 재미 한인 과학자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이끌게 됐다.

KAIST는 23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이사회를 갖고 서남표(70)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를 로버트 러플린 총장의 후임으로 선출했다. 서 교수는 14명의 이사가 참가한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어 신성철(54) KAIST 물리학과 교수, 강성모(61)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공대 학장을 물리쳤다.

서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에서 51년을 살아 한국 사정을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KAIST 개혁에 대한 생각은 많지만 우선 한국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KAIST를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으로 만들 아이디어를 다 받아들여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KAIST를 세계 최고의 연구대학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재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KAIST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다.

한국에서는 KAIST에 정부 예산을 많이 지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MIT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중국 칭화대보다 적다.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예산을 배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사회 각계의 지원을 받아 재원을 확충하고, 이를 토대로 KAIST의 장기 계획을 추진토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사회가 러플린 총장에 이어 또 다시 KAIST 내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외부 인사를 총장으로 영입키로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 이사는 “이사회가 3명 후보의 자질을 심도 깊게 살펴볼 여유를 갖기 못한 채 졸속으로 총장을 선출했다”며 “친화력과 사회성을 간과하고 영입했다가 중도하차한 러플린 총장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KAIST 교수협의회와 KAIST 동문회는 내부 인사인 신 교수를 총장으로 지지해왔다.

서 교수는 경주 출신으로 미국 MIT(학사), 카네기멜론대(박사)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뒤 1970년부터 MIT 교수로 재직해왔다. 서 교수는 교육부총리 동의와 과기부총리 승인을 거쳐 7월14일부터 4년간 KAIST를 이끌게 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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