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란판 우고 차베스’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여러면에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닮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두 대통령은 반미 노선을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는 것 외에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경제적 포퓰리즘을 지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최근 40억달러 규모의 교육혁신 방안을 내놓은 것을 비롯, 공공기업 근로자 임금과 최저임금, 국가가 지급하는 결혼축하금을 대폭 인상한 반면 은행의 대출금리는 크게 낮추는 등 분배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에너지를 국유화하고 토지 분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닮았다.
그러나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이란의 자유경제 도입을 지연시키고, 급격한 지출확대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이란은 지난해 고유가로 490억달러의 오일머니를 벌어들였으나 유가하락에 대비해 조성해 놓은 석유안정기금에서 77억달러를 끌어다 쓸 정도로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지출 확대에도 이란의 공식 실업률은 10%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는 실제 실업률이 20%를 넘어섰다는 비관적인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고유가를 통해 확보한 풍부한 유동성을 경제적 고려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따라 사용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에 장기적인 위험요소를 키우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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