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가기 위해서 라면 비싼 돈을 들여 제3세계 국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미국에선 대학 지원 때 반영되는 과외활동에서 가산점을 얻기 위해 여름방학 등을 이용, 해외로 나가 집짓기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방학 중 해외 봉사활동은 부유층 자녀들 사이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봉사활동을 다녀 오려면 한 달에 4,000달러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대학 지원 때 자신들이 좀더 훌륭해 보이고 흥미로운 사람인 것처럼 생각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3세계 봉사활동은 보통 1명의 지도원이 10~25명의 학생을 인솔, 현지에 가서 그 지역 기관과 협력해 집 짓기, 생태계 보존 등의 일에 학생들을 투입함으로써 이뤄진다. 학생들이 내는 돈에는 숙박 및 교통료, 지도원 보수 뿐 아니라 관광ㆍ오락 비용도 포함돼 있다. 당연히 학생들을 모집해서 해외로 데리고 나가는 알선업체들도 줄줄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학 당국은 학생들이 돈을 들여가면서 까지 해외 봉사활동 경력을 갖추려는데 대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학생들이 순수하게 봉사를 하고 싶어했는지, 아니면 대학 입학에 도움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만 제3세계에 다녀 왔는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 방학 때 학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학생들과 관광성 해외 봉사활동을 다년 온 학생들에 대해 공평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도 고민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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