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가 한국의 16강 진출 도우미가 될 수 있을까.
한국-스위스전이 벌어지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쾰른월드컵경기장에서는 G조의 또 다른 승부가 벌어진다. 2무로 ‘아트 사커’의 체면을 구긴 프랑스와 2패로 16강 탈락이 확정된 토고의 맞대결.
# 프랑스 - 첫 승 희생양 각오해
관심사는 단연 토고의 선전 여부. 한국이 스위스와 비기더라도 토고가 선전해준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스위스와 0-0으로 비겼을 경우 토고가 프랑스와 비기면 한국은 승점 5점이 돼 3점의 프랑스를 제치고 16강에 진출하고, 토고가 0-1로 패하더라도 다득점(3-2)에서 앞서 16강행을 결정짓는다. 물론 이겨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보너스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선수들이 훈련을 중단하고 오토 피스터 감독이 떠났다 돌아오는 등 극심한 내분에 시달렸던 토고는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스위스에 0-2로 패하긴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20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토고 선수들의 출전수당을 현금으로 미리 주기로 하면서 사기가 부쩍 높아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동료인 티에리 앙리(프랑스)와 맞설 토고의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선수들이 출전수당 문제해결에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토고 국민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지고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토고가 프랑스의 식민지였다는 역사적 배경도 선수들의 의욕에 불을 지피고 있다.
# 토고 - 사기충천… 또 안져
반면 프랑스는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 아무리 노쇠했다 해도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인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과 왼쪽 윙백 에리크 아비달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아비달의 빈 자리는 미카엘 실베스트르가 메울 예정이지만 무게감이 덜하다. 게다가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에 발목을 잡혔던 아픈 기억이 있는 프랑스로서는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급하게 서두르다 개인기가 좋은 토고에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
공은 둥글고, 결과는 종료 휘슬이 울려야 아는 법. 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전 국민을 열광시켰던 ‘도하의 기적’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당시 한국은 이라크가 일본과 비기는 바람에 극적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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