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1일 인권탄압으로 비난을 사온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고 수감자들을 본국으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 후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감자 200명은 이미 출신국으로 돌려보냈으며 현재 남아 있는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라며 “하지만 모든 수감자를 출신국으로 보낼 수는 없으며 잔악한 테러범 등 일부 수감자들은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만일 이들을 거리로 내보낸다면 또다시 누군가를 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과 회담한 볼프강 쉬셀 오스트리아 총리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하면서 “자국인 수감자들을 데려가려고 하는 국가와 미국의 협상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했다. 쉬셀 총리는 “우리는 보편적인 가치들을 훼손하지 않을 때만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460명 대부분이 정식 기소가 되지 않은 채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명만이 정식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일부는 기소나 재판 없이 3년 동안 수용돼 있다. 때문에 인권단체와 유럽 국가들은 줄기차게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요구해왔다. 특히 이 달 초 수감자 3명이 자살하면서 수용소 폐쇄 요구가 거세졌다. 변호사들은 “자살한 3명의 수감자가 수용소 생활에 절망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선 관타나모 수용소가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오히려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그 동안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인권침해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미국은 5월 이라크 살라후딘주에서 발생한 3명의 이라크 민간인 피살 사건과, 4월 바그다드 서쪽 함다니아 마을에서 발생한 한명의 이라크인 살해 사건과 관련해 모두 12명의 미군을 기소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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