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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초대권 시대 끝나나

입력
2006.06.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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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사 이다는 7월 7일 개막하는 연극 ‘날 보러 와요’를 기점으로 온라인 상의 선전이나 공동기획 등 일체의 프로모션 행위를 중단할 계획이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에게 덧씌우는 부담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의 각종 초대권 관련 프로모션은 물론, 그 초대권을 네티즌끼리 교환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아예 ‘그 공연 돈 내고 볼 필요 없다’는 소문과 인식이 버젓이 돌게 되는 겁니다.” 오현실 대표는 “이제 공연물도 제 값 내고 보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사은이다, VIP 대접이다, 분위기 띄우기다 해서 남발돼 온 초대권 관행을 연극계에서부터 먼저 다잡자는 움직임이 가시화했다.

㈜동숭아트센터 시어터컴퍼니, ㈜파임 커뮤니케이션즈, ㈜모아 엔터테인먼트, 극단 사다리, ㈜이다 엔터테인먼트, 파파프로덕션 등 6개 공연 예술 단체는 22일 “하반기부터 올리는 자체 제작 공연물에 대해 초대권을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극장에서도 ‘공정거래 관행’이 정착된다는 것이다.

극단 사다리 정현욱 대표는 이날 “관객 흡수와 홍보 효과를 노려 필요악처럼 행해진 초대권 배포 행위로 인해 공연 시장은 제대로 관객의 평가를 받지도 못하고 존중 받을 기회마저 놓쳐버렸다”며 “결국 극단이나 제작사의 수지 악화를 초래, 재정난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문화관광부의 ‘2005년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극 장르의 무료 관객수는 238만명으로 유료 232만명을 웃돌았다. 유료 관객수는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대구 순으로 나타났다.

사실 무료 관객 문제는 모든 공연 예술 장르의 골칫거리다. 2004년의 경우 유료 관객은 총 관객수 1,167만명 중 377만명(32.3%), 무료 관객은 790만명(67.7%)로 약 3분의 2가 공짜 손님들이었다. 꾸준히 활동중인 공연단을 상대로 유료 관객수를 집계한 결과 연극 232만명(30.1%), 양악 71만명(19%), 무용 33만명(8.8%), 복합 장르 21만명(5.6%), 국악 18만명(4.9%) 등의 순이었다.

무료 관객 문제는 공연계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쉬쉬해 온 문제다. 이를 두고, 다수 세력인 연극쪽에서 먼저 초대권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해 자정 노력을 천명했다는 것은 공연 관행의 변혁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 공연장인 LG아트센터가 제시하는 경험은 귀중한 자료다. 2000년 개관한 이 곳은 문을 열면서 “초대권을 발행하지 않겠다 ”고 분명히 밝혔다. 기획팀 정용성 씨는 “단체 관람 유치나 협찬 따내기 등에서 힘든 점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공연장 이미지와 관객들의 심리적 만족감을 감안한다면 분명 플러스 효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금 통용되고 있는 초대권 같은 의미의 티켓이 꼭 필요하다는 극소수 사람들에게는 회사 부담 형식으로 티켓을 구입해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초대권이란 단어가 추억속의 낱말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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