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이 세계 법시장을 공략할 때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인 송상현 서울대 법대 교수는 22일 “한국법은 영미법과 독일식 대륙법 등 각국의 법과 제도를 소화해 발전시킨 독특한 법”이라며 “우리 법률 노하우를 수출할 수 있는 틈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법학원 창립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말하고 “북미와 일본ㆍ호주ㆍ서구 등 5∼6개 선진 지역에서 한국법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냉전 종식 후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추진 중인 개발도상국도 한국법의 성공적인 전파가 가능한 틈새시장이자 ‘황금어장’”이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또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빠르게 달성한 한국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발전과정에서 독특한 방법으로 발전한 한국법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많은 세계 법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송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에 한국법 전공 외국인이 한 명도 없고 한국법 교재가 부족하며 영어로 된 한국법 전문 웹사이트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한국법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같은 전제 조건의 충족과 함께 ‘한국법 석좌교수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법의 세계화’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용훈 대법원장, 윤영철 헌법재판소 소장, 천기홍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이기수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1956년 7월 창립한 한국법학원은 법조 실무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법률가 단체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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