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수 억원 대의 자산을 굴리는 은행 PB고객이라도 직업에 따라 재테크 스타일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스타 박지성, 박찬호 선수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우리은행 박승안 PB팀장은 21일 PB들의 눈에 비친 직종별 재테크 성향을 공개했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이어서 투자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러 요인을 두루 살피지 못하고 주위 사람의 '뭐가 좋더라'는 말만 덜컥 믿고 투자하다가 낭패를 본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스타가 된 사람은 대부분 부모님이 자금관리를 맡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가 많은 편이고,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시기에 종종 자산을 놓고 갈등도 겪는다. 특히 연예인들은 새벽시간 술집 등에서 즉흥적인 투자결정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그룹 가운데는 대학교수들의 수익률이 대체로 저조하다. 누구보다 이론에 밝다 보니 "현실은 다르다"는 PB들의 조언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투자하는 경향 때문이다.
변호사 역시 워낙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데다 사기 사건 등에서 접하는 간접정보가 많아 PB들의 말을 거의 듣지 않는다. 의사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은행창구를 찾는 대신 병원으로 찾아오는 보험설계사들의 말에 의존, 주로 보험에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의 경영진 사이에서도 재무ㆍ관리분야 CEO들은 재테크를 잘 하는 편이지만 엔지니어 출신 CEO는 거의 재테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CEO는 깐깐하게 확인한 뒤 상품을 선택하는 반면, 현대그룹 CEO들은 PB들의 추천에 맡기는 등 회사별 차이도 발견됐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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