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돌아온 골잡이’ 헨리크 라르손(35ㆍFC바르셀로나)은 공격수답지 않게 178㎝ 74㎏의 왜소한 체격이다. 하지만 특유의 탄력과 타고난 위치선정능력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만들어내는 천부적인 골사냥꾼이다. 스코틀랜드리그 셀틱에서 보낸 전성기 시절엔 97년부터 7시즌 동안 312경기 선발 출전해 242골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선수로서 환갑의 나이인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몸놀림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받았지만 고비에서의 한 방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라르손은 21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의 B조 마지막 3차전에서 패색이 짙던 후반 45분 길게 넘어온 스로인을 문전 앞에서 감각적인 볼터치로 2-2 무승부를 견인, 38년 묵은 ‘바이킹 징크스’ 탈출을 눈 앞에 뒀던 잉글랜드에 비수를 꽂았다.
라르손의 재능은 스웨덴이 3위를 차지한 94년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99년 한때 다리가 부러져 선수생명 위기에 직면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7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A매치 92경기 36골을 기록 중.
2002년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스웨덴이 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극심한 골 가뭄을 겪자 팬들의 부름에 따라 전격 대표팀에 합류, 유로2004에서 3골을 터트리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어느덧 노장이 되어버린 라르손은 스피드와 드리블, 또 상대수비를 위협하는 힘 모두 전성기에 비해 하향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선수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듯 감각적인 플레이로 스웨덴 축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라르손의 축구인생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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