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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잡음 많은 대우건설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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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잡음 많은 대우건설 매각

입력
2006.06.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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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안건 자료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서였을까, 아니면 특혜 논란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일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갑작스레 연기한 것을 놓고 뒷말이 많다. 당초 일정보다 3일이나 앞당긴 20일 인수업체를 발표키로 했다가 이날 오후 5시가 넘어서 돌연 발표를 무기한 연기하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가격이 사전에 외부로 노출된 데다 인수업체 선정기준이 대기업에 유리하게 바뀌면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특혜 논란이 불거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수업체 발표를 연기한 바로 다음날인 21일 오전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다시 매각소위원회를 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검토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했다고 판단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특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여론 무마용이었을 것이란 후문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데 이어 대우건설 매각까지 각종 의혹에 멍이 들어 인수자 선정까지 연기되는 사태에 이르자 정부의 어설픈 인수합병(M&A) 관리 능력을 비난하는 여론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캠코의 의지와는 달리 정부 주도의 M&A가 정치권 등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의혹의 불씨만 키운 꼴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연원영 전 사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체포되는 사태까지 맞게 되면서 M&A를 주도한 캠코는 도덕성에 금이 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우건설 매각은 재계 판도를 바꿀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M&A며, 알짜 기업으로 되살아난 현대건설과 쌍용건설 등 앞으로 잇따를 대형 건설사 M&A의 선례가 된다.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제기돼온 모든 의혹과 논란거리가 깨끗이 해소돼야 하는 이유다.

전태훤 산업부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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