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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소녀들 꿈★을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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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소녀들 꿈★을 이루다

입력
2006.06.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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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면 단위 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이 전국대회에서 우승, 월드컵 못지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 감곡초등학교 여자축구부는 20일 울산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 결승전에서 강호 인천 용현초등학교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감곡초는 먼저 2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막판 투지를 발휘, 연속 3골을 몰아 넣으며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감곡초의 깜짝 우승은 경기 내용만큼이나 '기적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2002년 12월 창단된 여자축구부원 16명은 모두 축구공 한 번 제대로 차보지 못했던 시골소녀들. 선수 구하기가 어려워 해마다 팀 구성에 애를 먹고 있고, 예산이 없어 합숙훈련은 해본 적도 없다. 그냥 공차기를 좋아하는 소녀들이 모여 매일 아침 1시간, 수업 후 2~3시간 훈련한다.

체격도 작아 대회만 나가면 '난쟁이 팀'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다. 하지만 투지와 체력은 국가대표팀 못지않다. 김동기(37) 감독은 "아이들이 평소 집에서 농사를 짓고 먼 산길을 통학해서 그런지 끈기와 체력은 타고 난 것 같다"며 "단기간에 전국을 제패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골, 도움 3개로 최우수상을 받은 정은주(12)양은 "우리 팀이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린 해에 생겼고, 독일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에 우승을 차지한 걸 보면 월드컵과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며 "스위스 전에서 박지성 오빠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20일 밤 어린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고향에 도착하자 감곡면 주민 수백명은 거리로 몰려나와 밤 늦게까지 거리행진을 펼치며 환호성을 질러 월드컵 응원전을 방불케했다.

음성=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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