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허리를 지탱하는 해발 1,293m의 향로봉. 분단 전까지만 해도 강원 고성과 양구를 잇는 고갯마루였고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신성한 땅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전쟁의 깊은 상흔을 안은 채 동부전선 최전방 고지로 외롭게 서 있다.
KBS 2TV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향로봉의 기구한 역사와 자연, 이곳을 지키는 장병들의 일상을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 ‘향로봉’을 30일 오후 2시에 방송한다.
향로봉 정상에는 120여명의 중대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KBS 춘천방송총국 취재진은 지난 겨울 이곳을 찾아 체감온도 영하 40도의 혹한을 훈훈한 전우애로 버텨내며 전선을 지키는 신세대 장병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향로봉은 구비구비 아픈 상처를 품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최격전지로 수많은 병사들이 피를 흘렸고,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때는 북한 무장공비들이 도주로로 택하기도 했다. 취재진은 1951년 향로봉 전투에 공병으로 참전했던 한 군인과 함께 치열했던 전장을 둘러보면서 전쟁과 분단의 상징 향로봉에서 통일을 향한 희망 찾기에 나선다. 민간인의 발길이 끊긴 사이 더욱 풍성해진 향로봉의 대자연도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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