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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세 이상 노인 96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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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세 이상 노인 961명

입력
2006.06.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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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小食)을 하되 고기보다 야채를 먹고, 가족과 외롭지 않게 살고, 술 담배 안하고… 장수의 비결은 역시 이런 평범한 진리 속에 있었다.

21일 통계청이 지난해 실시했던 인구센서스에서 ‘100세 이상 고령자’를 별도 조사한 결과, 장수 노인들은 이 같은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역시 여성이 長壽

센서스 기준시점인 지난해 11월1일 현재 100세가 넘는 인구는 총 961명이었다. 이중 여성은 857명, 남성은 104명이었다. 100살을 넘긴 장수노인 10명중 9명은 여성인 셈이다.

오래 살 확률에서 여성은 남성을 압도했지만, 최근 들어선 남성의 장수율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5년전과 비교할 때 100세 이상 여성인구는 0.6% 증가에 그친 반면, 남성은 26.8%나 급증했다.

국내 최고령자는 만 111세(생일기준)로 여성 2명이었다. 모두 갑오경장이 일어났던 1894년생이다. 19세기에 태어나 21세기까지 살고 있는 것이다. 이중 1명은 며느리가 봉양해주고 있는데, 며느리 나이는 83세라고 한다. 남성 최고령자는 만 107세(1898년생)다.

부부 모두 100살을 넘긴 말 그대로 ‘백년해로 커플’도 현재 1쌍이 생존해있다. 남편은 105세, 부인은 101세로 서울에 거주한다.

■ 서남 쪽이 장수지역?

시군구 단위에서 100세 이상 장수노인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 순천시로 18명이었다. 다음으론 15명의 제주시였으며, 전남 여수시와 서울 강서구(이상 14명), 광주 북구(13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인구 대비 장수노인 비율로는 충남 당진군이 최고였다. 당진의 100세 이상 노인수는 인구 10만명당 9.8명이었다.

광역시도 기준으로 보면 전남이 10만명당 6.4명으로 최고였으며 다음은 제주(6.0명) 충남(5.7명) 전북(3.4명) 순서였다. 호남과 충청권에 장수노인이 많다는 얘기다.

■ 장수 비결은 小食과 금연금주

100세 넘는 노인들에게 장수 이유를 물어봤더니 39.3%가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 습관’이라고 답했다. 17.2%는 낙천적인 성격, 13.7%는 규칙적 생활을 꼽았다.

즐겨먹는 음식에 대해선 채소류가 44.6%로 단연 최고였다. 육류를 즐긴다는 대답도 22.5%로 꽤 많았다. 이밖에 생선류, 과일류, 두부 같은 콩 제품류 등도 장수 노인들이 선호하는 먹거리로 나타났다.

장수노인의 58.0%는 담배를 아예 피운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65.8%는 술을 전혀 안한다고 말했다. 평생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는 응답이 이처럼 높게 나온 것은 장수노인의 절대 다수가 여성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물론 100살을 넘긴 지금까지도 술 담배를 모두 한다는 ‘강철체력 노인’(3.1%)도 있었다.

■ 자녀 손주와 함께 산다

고령자의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 80.6%가 자녀 및 손주와 함께 살고 있고, 증손까지 4대가 함께 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반면 100세 이상 가운데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독거노인은 4.9%, 양로원 같은 집단시설 거주노인은 6.5%에 불과했다. 장수노인 10명중 9명은 외롭지 않게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는 얘기다.

57.2%는 종교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종교보유비율(53.1%)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장수에는 신앙의 힘도 일조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가족력도 장수의 중요 변수로 드러났다. 35.9%가 “부모 형제 가운데 85세 이상 장수한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원래 ‘오래 사는 집안’ ‘병력이 없는 집안’이란 얘기다.

■ 그러나 삶의 질은 흐림

100년을 사는 행운을 누렸음에도 불구, 이들 고령노인의 삶의 질은 별로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10명중 7명은 하루 활동시간이 1시간 미만에 불과할 만큼 거동이 불편했고, 10명중 4명은 낮에도 누워지낼 수 밖에 없었고, 8명은 혼자 전화도 걸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소망에 대해선 안타깝게도 ‘편안하게 빨리 숨을 거두는 것’이란 응답(23.6%)이 가장 많았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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