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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우리도 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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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우리도 뛰고 싶다"

입력
2006.06.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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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천재’ 박주영(21), ‘꽃미남’ 백지훈(21), ‘캐넌 슈터’ 김두현(24), ‘총알’ 조원희(23), ‘리틀 칸’ 김영광(23), ‘불사조’ 정경호(26), ‘용대사르(네덜란드 대표팀의 골키퍼 판 데르사르의 이름을 따서)’ 김용대(27).

별명만큼이나 꽃다운 한국대표팀의 ‘젊은 그들’이 목 빠지게 ‘출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23인의 최종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정작 월드컵 본선 무대에선 단 1분도 뛰지 못한 7인의 전사들. 지금은 벤치만 덥히고 있는 예비전력이지만 누군가 한국축구의 미래를 궁금해 한다면 이들의 발끝을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때 나도 ‘주전자’였다- 호나우두, 카카, 조 콜, 이운재

누구에게나 ‘파이팅’을 외치며 입으로만 축구해야 하는 시절이 있다. 선배들의 잔심부름, 훈련파트너가 주임무. 하지만 눈으로 지켜본 월드컵의 경험도 소중한 자산이 된다.

18세의 나이로 94년 미국월드컵에 브라질 대표로 뽑힌 호나우두는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베베토와 호마리우 등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던 브라질의 공격라인에 새파란 풋내기가 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4년 뒤 호나우두는 브라질의 주전공격수 자리를 꿰찼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득점왕에까지 올랐다.

2002년 브라질의 7경기에서 19분밖에 뛰지 못했던 미드필더 카카는 2006년엔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차 2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4년전 ‘주전자’였던 잉글랜드의 조 콜(1경기 17분 출전)도 자신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한국의 간판 수문장 이운재도 비슷하다. 94년 미국월드컵에서 한국의 마지막 경기였던 독일전에서 0-3으로 뒤진 후반 최인영과 교체투입 돼 ‘패전처리’ 역할을 맡았지만, 2002년과 2006년엔 단 1분도 한국 골문을 다른 선수에게 내주지 않았다.

훈련 뒤 울려 퍼지는 그들만의 파이팅

7명의 ‘벤치 워머’ 가운데 박주영 백지훈 김두현 김용대 김영광과 미드필더 이호, 수비수 김동진 김진규는 매일 훈련이 끝나면 자기들끼리 모여 파이팅을 외친다. 이들의 공통점은 병역 미필자들. 아드보카트 감독도 16강에 진출할 경우 병역혜택을 받게 된다는 이들의 사연을 전해 듣고는 핌 베어백 코치와 함께 ‘파이팅’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들을 그라운드에까지 내보내는 ‘혜택’을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박지성 이천수 조재진의 공격라인엔 박주영과 정경호가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김주현과 백지훈은 김남일, 이을용과 포지션이 겹치고, 윙백인 조원희는 송종국 이영표와 경쟁을 해야 한다. 골키퍼인 김영광 김용대는 이운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다.

박주영은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언제든 뛰고 싶다”는 애절한 바람을 밝혔고, 백지훈도 “월드컵에서 1분이라도 시간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에도 한국대표팀의 최성용 현영민 김병지 윤정환 최은성 등 5명의 선수는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만 지켰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들도 영원히 자랑스런 우리의 태극 전사들이었다는 사실을.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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