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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긴장조성 의도 성공… "대화를" 美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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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긴장조성 의도 성공… "대화를" 美 압박

입력
2006.06.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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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1일 미국과의 협상을 언급한 것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대화가 여의치 않으면 미사일을 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이중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한성렬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미사일 문제가 불거진 뒤 처음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한 차석대사는 “우리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이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통해 미국과 일본의 신경을 자극해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만큼 협상 카드가 먹힐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북한이 먼저 미사일발사 중단 의사를 명시하지 않은 채 미국에 협상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차석대사는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후 북미간 협상 과정을 들면서 “모라토리엄(미사일발사 유예)은 조미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뒤집으면,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만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조선신보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설을 ‘허구에 의한 여론오도’라고 주장하면서 “무수단리에서 탄도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강변하는 측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에 대한 초대장”이라며 “당장 시험발사 가능성은 거의 없고, 미사일 카드로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힐 차관보의 방북을 초청했으나, 미국은 거부했다.

결국 북한의 태도는 미사일 문제를 고리로 북미간 직접 대화를 이끌어내 대북경제제재 등 현안을 해결해보겠다는 기존 노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북한은 미국이 평화적 해결방법을 거부했다고 책임을 전가하면서 미사일 발사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이 같은 대화 제의를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98년 클린턴 행정부와 현 부시 행정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부시 정권은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강화할 경우 ‘당근’보다는 더욱 강력한 ‘채찍’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미사일 문제는 당분간 북한의 선(先) 협상론과 미국의 선 발사 포기요구가 맞부딪히는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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