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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튀는 머리 어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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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튀는 머리 어디 없소"

입력
2006.06.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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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월드컵이 너무 심심하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독일 하노버의 헤어드레서들이 출전 선수들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모험심이 부족하고 얌전하기만 해서 재미가 없다”고 혹평했다. 21일 AFP통신에 의하면 이들은 “모두들 베컴을 따라 하는 바람에 헤어스타일이 단조로워졌다”면서 “한때 베컴은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유행을 선도했지만, 서른 살이 넘고 세 아이의 아빠가 된 이후에는 헤어스타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꽁지머리·모히칸 스타일 등 개성 사라져… 머리잡혀 헤딩슛 허용 산초 워스트 뽑혀

2002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퇴장을 당하며 한국의 승리를 도왔던 이탈리아의 게임메이커 프란체스코 토티. 한국 축구팬들은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거친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토티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트레이드 마크이던 단발머리를 버렸기 때문이다. 깡총하게 자른 머리를 하고 나타난 토티는 특유의 비열하고 강렬한 인상이 사라진 대신, 뭔가 심심하고 토티답지 않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의 축구영웅 로베르토 바조 이후 한동안 유행했던 꽁지머리도 자취를 감췄다. 이번 월드컵에서 꽁지머리를 하고 나온 선수는 스웨덴 공격수 크리스티안 빌헬름손이 유일하다. 빌헬름손은 꽁지머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몇 가닥을 금발로 염색하기까지 했지만, 지나치게 짧은 머리 때문에 꽁지머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헤어드레서들의 냉정한 평가.

이번 대회 최고의 인상적인 헤어스타일은 앙골라 수비수 로쿠와 독일의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게 돌아갔다. 로쿠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선보였던 ‘반달머리’(머리 앞부분만 반달 모양으로 남기는 것)를 업그레이드 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로쿠는 머리 앞부분에만 머리칼을 남긴 후, 머리칼을 땋아 늘어뜨렸다. 슈바인슈타이거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유행한 ‘모히칸 스타일’(옆 머리는 짧게 깎고 가운데 머리만 길게 세운 것)을 보다 세련되게 연출하고 나왔다.

하지만 2002년 모히칸 스타일의 머리를 자국 국기 색깔로 염색하고 나온 독일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치게, 가운데 머리를 녹색으로 염색한 후 여러 갈래로 땋았던 나이지리아의 수비수 타리보 웨스트의 개성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 당시 터키의 미드필더 위미트 다발라는 한국과 일본의 습한 기후 때문에 긴 머리가 방해가 된다며 대회 도중 모히칸 스타일로 변신, 눈길을 끌었었다. 앞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루마니아팀이 선수들 전원의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월드컵에서 최악의 헤어스타일로는 영국과 파라과이전에서 주심을 봤던 멕시코 출신 마르코 로드리게즈와 트리나다드토바고의 수비수 브렌트 산초에게 돌아갔다. 윤기 흐르는 올백머리를 하고 나온 로드리게즈 주심은 너무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 산초는 잉글랜드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가 그의 잘 땋은 머리를 잡고 뛰어올라 헤딩슛을 성공시키는 바람에 팀이 패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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