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프라이(28ㆍ렌)를 폭발시키자.”
한국과 16강을 놓고 하노버에서 격돌하는 스위스에게 숨은 걱정거리가 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프라이의 다혈질적인 성격이 혹시 경기를 망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프라이는 지난해 프랑스리그 득점왕에 오른 스위스의 국민적 영웅이다. 하지만 스위스 선수들은 그 이름만 나오면 고개를 젓는다. 리더이라기 보다는 피곤한 동료라는 것이다. 팀에게 꼭 필요하지만 가까이 하기는 싫은 인물이라는 인식이다.
그는 경기 중 동료들의 패스하나 하나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중요할 때 마다 성격을 이기지 못 해 그라운드에서 돌출행동을 하기 일쑤다.
토고와의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한 다음날인 20일 공동인터뷰에서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에 마치 싸움이라도 할 것처럼 화를 낸 것. 그의 불 같은 기세에 스위스 기자들을 당황했고, 인터뷰장은 잠깐 동안 아수라장이 됐다.
이미 프라이는 유럽에서는 ‘스위스의 고집 센 악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잉글랜드전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계속되자 스티브 제라드에게 침을 뱉는 엽기적인 행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탈선적 행동이 계속됐다. 프랑스전에서 날아오는 공을 손으로 쳐 넣으려다 경고를 받은 것. 독일 언론들은 프라이의 행동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프라이는 프랑스 수비수에 밀려 넘어져 나온 행동이라고 태연하게 잡아뗐다.
스위스 코비 쿤 감독에게는 프라이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퇴장이라도 당한다면 경기결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를 대체할 스트라이커인 다니엘 기각스마저 복부부상으로 한국전에 출전하기 못해 더욱 걱정이다.
프라이는 상대수비수를 팔꿈치 가격 등으로 거칠게 몰아붙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거꾸로 한국 수비수들이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프라이의 성질을 건드려 그라운드 밖으로 내 몬다면 의외로 쉬운 경기가 될 수 있다.
배트-베르트리히(독일)=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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