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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한반도 위기설 왜 반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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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한반도 위기설 왜 반복되나?

입력
2006.06.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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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반복되고 있는 한반도 위기의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1990년대와 같은 패턴으로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문제가 2000년대에도 차수를 바꿔가며 다시 반복되고 있다. 다행히 아직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지 않고 있어 제2차 미사일위기는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단계별 위기조성 전략에 따라 말로 하는 위기조성과 행동으로 하는 위기조성을 나눠서 벼랑끝 전술에 따라 위기수위를 높여왔다. 지금은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단계로 시위를 통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단계다. 발사를 강행할 경우 군사ㆍ안보적 문제로 비화하면서 제2차 미사일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다. 실제 발사 여부는 북미 직접협상 여부와 국제사회의 압력에 북한이 얼마나 견뎌낼 힘이 있느냐에 달려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카드를 다시 빼든 것은 교착 국면에 빠진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위기조성으로 볼 수 있다. 1차 미사일위기 때처럼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 카드를 내놓고 '제2의 페리프로세스'를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의 상황은 1990년대와는 아주 다르다.

1차 핵위기와 미사일위기가 진행될 때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개입과 확대정책,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김정일 정권의 생존전략 사이에 이익의 조화점이 있었다. 대포동1호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한ㆍ미ㆍ일은 북한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 페리프로세스를 만들어내고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미국의 정권교체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제네바합의는 사문화되고 페리프로세스도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한반도 위기설이 10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것은 한반도문제의 역사ㆍ구조적 성격에서 기인한다. 특히 '북한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데는 한국전쟁 이후 형성된 북ㆍ미 적대관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요컨대 미국의 세계전략과 북한의 생존전략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중단하고 북ㆍ미 적대관계 해소 및 북ㆍ일 국교정상화를 실현하는 등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해야 한반도 위기설이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 카드를 다시 빼든 것은 미국과 직접협상을 위한 승부수로 볼 수 있다. 단순화해서 말하면, 북한의 미사일카드는 6자회담 미국대표인 힐 차관보를 평양으로 초청하는 초대장이다. 미국이 이를 초대장으로 인식하면 문제 해결이 빨라질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군사ㆍ안보적 위협으로 인식할 경우 미사일카드는 '북한위협론'으로 활용되면서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의 빌미로 이용되는 등 장기위기로 발전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제네바합의 이행 실패를 거울삼아 북ㆍ미 양자협상을 거부하고 WMD, 인권, 위폐, 마약 등의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대북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6월 1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 6자회담 미국측 단장의 평양방문을 초청했지만 미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사일 시험발사를 정치적 의도에서 찾는 한국과 군사ㆍ안보적 위협으로 인식하는 미ㆍ일사이에는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북핵문제와 미사일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제2의 페리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관련 국가들의 이익의 공통점을 찾아 창의적인 안을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나가야 할 것이다.

고유환ㆍ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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