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2008년부터 타 시ㆍ도 외국어고 진학금지 방침을 밝히자 외고가 없는 시ㆍ도교육청들이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그 동안 타 지역으로 빠져나갔던 인재 유출을 막고 새로운 지역 명문고로 육성하겠다는 목적이다.
전국 16개 시ㆍ도 가운데 외고가 없는 곳은 광주 울산 강원 충남 등 4곳으로 이들은 2007~2009년 외고 설립을 목표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사립고 1곳을 외고로 전환, 2008년 문을 열 계획이다. 지난 달 인문계 고교인 보문고가 외고로 전환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시교육청은 원어민교사 확보 및 기숙사 설립, 학사프로그램 등을 보완토록 요청해놓은 상태다.
시교육청은 심사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8월말까지 보문고의 외고 전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사립 외고 설립이 무산될 경우 광주시의 재정 지원을 받아 2009년까지 공립 외고(24학급)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는 2009년 3월 개교 예정인 사립 강원외고(가칭ㆍ15학급) 유치를 위해 시ㆍ군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이 사립 외고의 설립에 지방자치단체도 예산지원 형태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춘천 원주 강릉과 폐광지역인 동해 태백 삼척 영월 정선 등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일부 시ㆍ군은 학교부지를 제공하겠다며 사학재단에 러브콜을 보냈고, 시민ㆍ사회단체와 연계해 유치 서명운동을 하는 곳도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아산시 탕정면의 삼성LCD 단지에 충남외고(가칭ㆍ18학급) 설립을 확정한 상태다. 2003년부터 삼성과 협의를 거쳐 부지 9,200여평을 기부채납 받기로 했으나 주민과의 토지보상 문제로 단지 조성이 지연돼 외고 설립도 2005년에서 2007년으로 미뤄졌다.
울산시교육청은 “공립외고 신설을 건의했으나 교육인적자원부가 예산지원에 난색을 표해 무산됐다”면서 “우리도 외고 설립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 김정겸(교육학과) 교수는 “특수목적고가 난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외고가 없는 곳에서 하나씩 신설하겠다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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