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가 악몽일까, 호재일까
한국의 16강 진출이 걸린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경고 누적이 커다란 변수로 떠올랐다. 두 주축 선수를 잃은 프랑스는 발걸음이 무거워졌고, 스위스는 주전들의 무더기 경고로 몸을 사리고 있다.
출혈은 프랑스가 가장 크다.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과 윙백 에리크 아비달(올림피크 리옹)이 나란히 경고 누적으로 토고전에 뛰지 못한다. 스위스와 한국에 잇따라 비겨 승점 2점(2무)으로 남은 토고전에 총력을 펼쳐야 하는 프랑스로선 뼈아픈 손실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지단은 불명예스럽게 한국전을 고별 무대로 마감할 위기에 놓였다. 스위스와의 1차전 당시 주심이 휘슬을 불기 전에 프리킥을 하는 실수로 옐로카드를 받은 그는 한국전에서 불필요한 파울로 또 한번 경고를 받은 것.
하지만 프랑스의 윌리 사뇰은 “우승을 차지한 98년 월드컵 당시에도 지단이 경고 누적으로 2경기 결장했지만 아무런 문제 없었다”고 우려를 일축했고, 플로랑 말루다는 “지단의 34번째 생일인 토고전서 승리를 생일 선물로 선사하겠다”고 토고전 필승을 다짐했다.
한국전에 패하지만 않으면 16강행이 확정되는 스위스는 경고 누적 출전 정지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공격수 알렉산더 프라이와 마르코 슈트렐러, 미드필더 요한 포겔과 리카르도 카바나스, 윙백 뤼도비크 마냉과 필리프 데겐 등 주전 6명이나 경고를 받은 상태. 스위스는 프랑스전 무더기 경고를 받은 뒤 토고전에서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했듯 한국전에서도 16강에 대비해 플레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 반드시 스위스를 꺾어야 16강 자력 진출이 가능한 한국도 이천수, 김영철, 이호, 김동진 등 4명이 옐로카드 1장씩을 받았다.
반면 이미 16강행이 좌절된 토고는 경고 누적에서 자유롭다. 비록 미드필더 알렉시스 로마오가 경고 누적으로 프랑스전에 뛰지 못하지만 한국전서 퇴장당해 스위스전에 결장했던 주장 장폴 아발로가 돌아왔다.
마지막 3차전은 ‘객관적인 전력’ 이외에도 ‘선수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한 전략이 될 전망이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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