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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붉은 함성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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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붉은 함성 충돌한다

입력
2006.06.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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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의 열정이 더 붉을까.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G조 한국-스위스전이 벌어지는 독일 하노버의 니더작센스타디움. 경기가 시작되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각) 푸른 빛깔의 4만3,000 관중석은 붉은 색 하나로 통일된다.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와 스위스 대표팀의 붉은 응원단이 정면 충돌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각각 이번 월드컵대회를 대표하는 해외응원단으로 꼽힌다. 그러기에 이날 스타디움은 16강 뿐아니라 ‘진정한 레드’를 가리는 열띤 경연장이 된다.

스위스의 인해전술

월드컵을 보기 위해 국경을 넘은 스위스 응원단은 약 1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19일 도르트문트에서 벌어진 스위스-토고전엔 전체 관중의 70% 정도인 4만5000여명의 스위스 응원단이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이들 가운데 1만여 명은 경기직후 한국전이 열리는 하노버로 이동했다. 한국과의 3차전은 스위스 팬들이 오랫동안 주목한 빅 매치. 스위스에서 열차편으로 5~6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적 규모에선 압도적으로 우세할 전망이다.

조직과 경험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열광적이긴 하지만 분위기를 주도하는 ‘맛’이 없다. 19일 토고전에서 스위스 선수들이 다소 밀리자 관중석 열기가 금새 싸늘해졌다. 파도응원도 2바퀴쯤 돌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계 스위스인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한쪽에서 노래를 부르면 다른 쪽에서 따라 부르지 못할 정도다.

한국의 국제경쟁력

극성스럽기로 소문난 잉글랜드, 독일, 네덜란드 팬들도 붉은 악마의 단체 응원만큼은 인정해 준다. 라이프치히에서 영국인 존 화이트씨는 “어머니와 아들이 나란히 빨간 옷을 입고 응원하는 한국 서포터즈는 너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19일 한국-프랑스전에선 일부 프랑스 응원단이 엄지를 치켜 세우며 “오 필승 코리아”를 따라 외치는 어이없는 장면이 목격됐다.

시청각 전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음향면에서 스위스측의 주무기는 뿔피리와 목장용 벨이다. 한국측 징과 꾕과리, 북의 데시벨을 따라오지 못한다. 스위스측은 우리처럼 태극기 등 대형시각물을 사용한 사례도 없다.

프랑스전에서의 한국 응원단은 1만5,000여명에 달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스위스전에는 유럽지역의 붉은 악마들이 더욱 몰려 2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월드컵 사상 최고수준의 응원전을 기대한다”면서 “동시에 이번 대회 슬로건처럼 한국과 스위스인이 멋진 친구가 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도르트문트(독일)=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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