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김선종 연구원 등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첫 재판이 20일 열렸다. 황 전 교수는 연구비 8억4,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등으로, 김 연구원은 줄기세포 ‘섞어심기’를 한 혐의(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황현주)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황 전 교수의 변호를 맡은 박종록 변호사는 “피고인이 국민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 점에 대해 죄송해 하고 있다”면서도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것은 기술 축적에 대한 학문적 평가 없이 법률적으로만 판단한 본말이 전도된 여론몰이”라고 주장했다. 황 전 교수측은 “연구비 등을 기업체에 요구한 적도 없고 기업체들도 조건 없이 후원금으로 준 돈이기 때문에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반면 김 연구원은 서울대 연구팀이 만든 배반포에 미즈메디 연구소 줄기세포를 섞어 심었냐는 검찰의 신문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정 맨 앞줄에는 이례적으로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 30여명이 앉아 황 전 교수 지지자들이 돌발사태를 일으킬 것에 대비했다. 황 부장판사도 재판 시작 전 “검찰과 피고인 등이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방청객들이 도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 전 교수 지지자 등 200여명이 재판을 방청했으며 일부는 검찰이 김선종 전 연구원을 심문할 때 ‘뭐냐’, ‘저런 심문이 어디 있냐’며 불만을 터뜨려 재판부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몇몇 지지자들은 재판이 시작돼 황 전 교수가 피고인 석에 앉자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7월 4일 열린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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