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도 안 가는 건 우정이 아닙니다.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한국팀 응원은 우리 터키가 책임집니다. 코렐리 아르카다쉬!(한국인은 친구).”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돈독해진 터키와 한국의 관계가 2006 독일 월드컵까지 이어지고 있다. 24일 새벽 4시(한국시각)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한국-스위스 전에 터키인들이 직접 원정 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우정의 터키 원정대에는 독일 현지에 사는 터키인들까지 가세할 전망이어서 한국 대표팀은 물론, 한국 응원단에게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한국친선협회’소속 터키 기업인 등 50여명은 22일(현지시각)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가 2박3일 동안 한국팀 원정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현지 한국기업 직원, 무역회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자비를 들여 이번 응원에 나선다. 이미 60벌의 붉은 악마 티셔츠를 주문해 한국에서 공수 받았고 관중석에서 사용할 가로 9m, 세로 6m 크기의 대형 태극기도 특별 주문해 놓은 상태다. 터키 응원단은 22일 독일 하노버에 도착한 뒤 한국 교민, 한국에서 온 응원단과 힘을 합쳐 응원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이번 원정 응원은 4년 전부터 계획됐다. 터키에 대한 한국인들의 뜨거운 환대가 인상적이었던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당시 터키축구협회 할룩 울루소이 회장이 평소 알고 지내던 김상진(48) 전 터키한인회장에게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홈에서 경기를 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터키인들이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터키가 독일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스위스 전 패배로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서 힘든 상황을 맞았으나 터키인들은 약속을 지켰다. 울루소이 회장은 재차 터키-한국친선협회에 “베를린은 터키의 제4도시로 불릴 만큼 많은 터키인들이 독일에 산다.
독일 경기장을 한국 경기장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사브리 이이트 터키-한국친선협회 회장은 석 달 전 김상진 당시 한인회장과 함께 구체적인 작업에 나섰다. 김 전 회장은 “월드컵 예선에서의 스위스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터키 국민들은 평소에도 한국인들에게 ‘코렐리 아르카다쉬’, ‘대~한민국’이라고 외치는 등 한국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터키-한국친선협회 이이트 회장은 “2002년 당시 터키인들이 한국인들로부터 받은 감동을 기억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갚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라며 “400만 명의 터키인들이 사는 독일 현지에서도 더 많은 터키인들이 우리 응원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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