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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살' 논쟁 잠재운 이운재 살신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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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살' 논쟁 잠재운 이운재 살신선방

입력
2006.06.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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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3일 수원과 부산의 K리그 경기. 수원의 골키퍼 이운재(33)는 무려 4골을 허용했다. K리그에서 그가 4골을 ‘먹은’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2002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호아 킨의 승부차기를 막아내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던 그였지만 ‘이운재로는 불안하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운재의 체중이었다. 2002년 82㎏이던 것이 90㎏을 훌쩍 넘어선 것. 몸무게가 불면서 몸놀림이 둔해졌다는 지적 속에 ‘김병지 대안론’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달 파주에서 실시된 대표팀 체력훈련에서 이운재가 25분만에 지쳐 훈련을 중단하는 일이 있은 후에는 ‘25분짜리 골키퍼’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자전에세이 ‘이기려면 기다려라’에서도 밝혔듯 이운재는 체중문제로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왔다. 그는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도중 무리한 다이어트 때문에 폐결핵에 걸리기도 했고,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의 권고로 5㎏을 빼기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이운재와의 첫 미팅에서 “체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체중문제에 대해 언론에서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눈치 볼 필요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살을 빼라”는 따뜻한 충고를 곁들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와 격려에 이운재는 마음을 다잡았다. 조원희 등 후배들이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라고 할 만큼 체중조절에 힘을 쏟았다. 그리고 19일 프랑스 전을 통해 자신의 건재를 입증했다.

이운재의 풍부한 경험과 빼어난 순간 판단력이 없었다면 무승부는 불가능했다. 프랑스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지던 전반 32분 지네딘 지단의 코너킥에 이은 파트리크 비에라의 위협적인 헤딩을 막아냈고, 후반 40분에는 문전 앞에서 티에리 앙리가 날린 날카로운 슈팅을 전진하며 다이빙 캐치하는 결정적인 선방을 해냈다.

토고전서도 후반 35분 야오 세나야의 프리킥 슈팅을 막아내는 수훈을 세웠던 이운재는 “나 혼자만 잘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각자 자리에 잘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고, 나는 한 두 개 좋은 방어를 했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비만논쟁’을 딛고 한국 축구의 수호신으로 우뚝 선 이운재. 24일에는 자신의 100번째 A매치인 스위스전에서 2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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