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시장에 중저가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200만원을 웃돌던 고성능 노트북이 국내와 외국 업체간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따라 10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애플, 일본 후지쯔, 중국 레노버 등 외국 업체들이 속속 100만원대 노트북을 내놓으면서 중저가 바람이 일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업체들의 가세로 노트북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예쁜 디자인으로 유명한 애플컴퓨터는 최근 인텔 듀얼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13.3인치 와이드 LCD를 채택한 노트북 '맥북'을 119만~159만원에 내놓았다. 그동안 애플은 300만원 이상의 컴퓨터(PC)만 출시한 고가품 전문업체여서 이번 100만원대 노트북 출시는 업계와 이용자 모두에게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기존에 애플이 만든 운영체제(OS)인 '맥OS'에서 벗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시리즈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어서 더욱 파격적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하반기에 윈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부트캠프'를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코리아의 김민석 부장은 "윈도 사용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통해 이미 수백 대의 예약 주문이 들어와 본사에 추가 물량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쯔도 다음달 듀얼 코어 CPU와 슈퍼파인 LCD를 장착한 노트북을 100만원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업체는 이미 '라이프북 C1320'을 129만원에 내놓아 인터넷으로 1만대 이상 판매했다. 한국 레노버 역시 듀얼코어 CPU와 12.1인치 와이드 LCD를 채택한 '레노버 3000 V100'을 최근 120만원대에 출시했다.
국내업체들도 속속 100만원대 노트북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듀얼코어 노트북 '엑스노트 V1'을 155만원에 내놓았으며 4월 출시한 서브 노트북 '엑스노트 LW25'의 가격을 230만원에서 150만원대까지 인하했다. 삼보컴퓨터도 AMD사의 모바일 셈프론 CPU를 장착한 '에버라텍 3700'의 가격을 80만원대까지 떨어뜨렸다.
이처럼 노트북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LCD와 CPU 등 핵심 부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업체들마다 저렴한 제품을 속속 내놓아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성능은 대동소이하면서도 이동성과 휴대성에서 앞서는 노트북이 데스크톱 PC 시장까지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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