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 유일한 흑인인 민주당 바락 오바마 의원(일리노이ㆍ사진)이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상당수의 민주당 인사들이 올해 44세에 불과한 상원 초선인 오바마 의원을 2008년 대선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이 뚜렷하게 부각돼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 의원의 도전은 민주당의 상당한 ‘흥행’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팝스타를 능가하는 대중적 흡인력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참석을 요청하는 행사가 일주일에 300건을 넘어설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빠르게 뻗어가고 있다. 그가 참여하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는 이미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11월 중간선거에서 그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의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일리노이주의 동료 상원의원인 민주당 리처드 더빈 의원은 “오바마 의원만큼 호소력을 가진 정치인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 “그가 대선전에 뛰어 든다면 모든 것이 달리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 출신인 오바마 의원은 상원의원 도전 당시부터 흑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일찌감치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케냐 출신 경제학자인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드대 법대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내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정치경력이 짧고 입법활동에서도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점 등은 약점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는 최근 내로라하는 정치자문역 2명을 참모로 보강하는 등 언제든 대선전에 뛰어들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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