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레블뢰(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애칭)를 꼼짝 못하게 했다.” “프랑스 판 공포 영화(2002년 한일월드컵 예선 탈락)가 또 한번 방영되는 것인가.”
프랑스와 극적으로 동점을 이루며 G조 선두를 달리는 한국팀에 대해 외신들은 “비겼지만 이긴 것이나 다름 없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지는 한국의 선전 이유를 “한국의 미드필더들이 빨간 개미들 마냥 몰려다니며 프랑스 공격진을 끊임 없이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 선수로 뽑힌 박지성에 대한 찬사도 터져 나왔다. 프랑스 축구전문매체 ‘풋볼’은 박지성을‘어린 왕자’라 부르며 “반듯한 몸가짐에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가진 박지성은 작은 키를 완벽한 기술로 극복한 전형”이라며 “신기에 가까운 몸놀림은 어느 포지션에서든지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는데 버팀목”이라고 치켜 세웠다.
AP통신은 관중석에서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펼친 붉은악마도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한국팀은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며 “이는 사실 대부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팀 플레이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축구전문지‘사커 365’는“박지성의 골을 빼고는 한국 공격진은 고작 두세 차례 찬스를 만들어 냈을 뿐”이라 했고 텔레그라프는 “패스 정확도가 많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프랑스팀에 비판은 물론 이보다 훨씬 혹독했다. AP통신은“전반 8분 티에리 앙리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렸지만, 마지막 10분 동안 이를 지키지 못했다”며 “프랑스의 실패가 점점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프랑스는 뛰어난 선수가 여럿 있지만 이들은‘함께’뛰는 것을 못한다”고 팀 화합이 부족함을 꼬집었다. 텔레그라프는“지네딘 지단의 화려한 스타일은 사치임이 입증됐다”며 “그가 이끄는 프랑스 축구의 황금시대가 가고 있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BBC 등 일부 외신은 “프랑스의 파트리크 비에라 헤딩슛이 골 라인을 지난 뒤, 이운재 골키퍼가 쳐냈다”며 이날 무승부는 개운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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