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측근 인사를 7ㆍ26 재보선에 출마시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 전 총재는 서울 송파 갑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이흥주 전 특보가 공천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당 관계자들에게 백방으로 부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전 특보는 이 전 총재의 국무총리 재임 시절인 1993년 총리비서실장을 시작으로 두 번의 대선을 거쳐 지금까지 10년 이상을 그림자처럼 측근 중 측근. 이를 두고 이 전 총재의 정치재개를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지만, 이 총재측은 펄쩍 뛴다. 한 측근은 “그간 공직에 나설 기회가 많았던 이 전 특보가 총재 때문에 포기한 것 때문에 이 전 총재가 늘 부담을 갖고 있었다”며 “마음의 빚을 갚는 차원에서 전방위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송파 갑 출마를 희망하는 옛 측근이나 지인들을 일일이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출마자제를 권유했다. 또 박근혜 전 대표가 퇴임하기 전 전화를 걸어 배려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의 적극적인 태도에 박 전 대표도 적잖이 신경이 쓰였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이 전 총재는 이재오 원내대표와 허태열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과는 직접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당내에는 “두 번의 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분이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무시할 수 있겠느냐”는 전망이 많지만, 신중론도 엄존한다. 한 공천심사위원은 “송파 갑은 한나라당의 상징 지역 중 하나이기에 새 인물 영입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 대선자금 등 이 전 총재에게 남아 있는 부정적 이미지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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