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003년 외환은행이 인수 자격에 문제가 있는 론스타에 사실상 헐값으로 매각됐다는 내용의 ‘외환은행 매각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또 외환은행 경영진이 부실 정도를 과장해 협상가격을 낮게 책정했고 금융당국이 충분한 검증 없이 관련법규를 무리하게 적용, 결과적으로 헐값 매각을 묵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러나 론스타의 조직적 개입 여부 및 이면계약의 존재 여부,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윗선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또 론스타의 인수 자격에 문제가 있지만 법적 안정성과 선의의 3자 보호 등을 이유로 매각행위 취소를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제도권 금융기관이 아닌 사모펀드여서 은행법상 인수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비밀리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협상을 추진했다.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이 매각을 위해 접촉했다고 밝힌 10개사 가운데 실제로 은행 경영권 양도를 위해 접촉한 곳은 3곳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하복동 제1사무차장은 “외환은행은 영업력 신장, 적정 BIS 비율 유지 등을 위해 자본 확충의 필요성은 있었지만 당장 부도위기에 직면한 상황이 아니어서 매각이 불가피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경영진은 매각의 결정적 기준으로 적용된 BIS 비율을 6.16%로 제시했지만, 감사원은 실사 결과 적어도 8~9%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전 은행장 등은 회계법인에 부실을 추가해달라고 요구, 이를 기준으로 매각가격을 낮게 책정토록 매각주간사에 지시했다.
감사원은 위험가중자산 과다계상 2조3,000억원, 하이닉스 주식 평가손실 과다계상 1,242억~2,922억원 등 모두 2조7,000억~2조8,500여억원이 과다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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