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저주’를 털어낼 수 있을까.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21일 오전4시 쾰른에서 숙적인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을 상대로 38년 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징크스 탈출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2006독일월드컵 조 추첨에서 잉글랜드와 스웨덴이 B조에 속하면서 전 세계 축구팬들은 이 경기를 고대해 왔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숙적의 맞대결로 이번 월드컵 최대 빅매치이기 때문. 비중으로 쳐도 4강전에 맞먹는 경기이다. 더구나 두 팀 모두 필승을 다짐하고 있어 축구 팬들을 더욱 흥분시킨다.
이미 2승을 거둬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잉글랜드지만 결코 느긋할 수 없다. 그 동안 스웨덴만 만나면 여지없이 무너져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구겨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잉글랜드는 이날 경기를 반드시 잡아 ‘바이킹 징크스’를 털어내고 후련한 마음으로 FIFA컵을 향해 진군한다는 전략이다.
잉글랜드는 스웨덴과의 질긴 악연에 괴로워했다. 1968년 5월 3-1로 승리한 뒤 11차례 맞붙어 7무4패. 이전까지 6승1무1패의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던 잉글랜드로선 결코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록이다.
더구나 이번에 또 진다면 조 2위로 추락,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있는 A조의 ‘전차 군단’ 독일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스벤 예란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은 공격의 핵인 웨인 루니(21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선발로 출장시켜 초반부터 스웨덴을 밀어붙여 징크스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겠다는 각오이다.
스웨덴(1승1무)도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상대가 ‘만만한’ 잉글랜드이고, 비기기만 해도 16강이 확정되지만, 자칫 방심하다가는 2002년 포르투갈처럼 예선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할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2002년 멤버가 대부분 이번에도 출전하는 스웨덴은 조직력과 중원을 이끌고 있는 프레드리크 융베리(아스널)의 노련미를 앞세워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투 톱인 라르손과 이브라히모비치가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에릭손 감독이 2002한일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조국인 스웨덴과 맞붙게 됐다는 점도 물론 이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요소이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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