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경기 승리-두 번째 무승부-세 번째 승리, 그리고 조1위로 16강 진출.’
한국축구 팬들이라면 잊을 수 없는 시나리오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태극 전사들이 썼기 때문이다. 당시 히딩크가 이끄는 한국은 월드컵 첫 승에 목말라 하며 폴란드와 첫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2대0 완승. 조별예선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서 승리하며 사기가 오른 태극전사들은 두 번째인 미국과 무승부에 그치는 불안감을 줬지만, 마지막 포르투갈에 1대0으로 승리하며 4강까지 올랐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독일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은 그와 똑같은 시나리오를 또 한번 써 내려가고 있다. 토고와의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하며 기다리던 월드컵 원정 첫 승에 승점 3점을 챙기더니 두 번째인 프랑스 경기와는 1대1 무승부를 기록, 4년 전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두 번째 경기는 2002년이나 2006년 모두 극적인 무승부라 더욱 의미가 크다. 2002년 당시 한국은 전반 미국에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중반 안정환의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똑 같았다. 전반 9분만에 앙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후반 36분 조재진의 헤딩에 이은 박지성의 동점골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제 남은 시나리오는 스위스전에서의 승리. 만약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4년 전 그날처럼 조1위조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가능성도 높다. 역대 한국은 조별 마지막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전통이 있다. 게다가 태극전사들이 강호 프랑스와 극적인 동점을 이룬 뒤라 사기가 올라 있다. 두 번의 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자신감도 찾았다.
만약 조별 예선 1위로 올라간다면 8강까지는 거침없는 질주를 할 수 있고, 또 한번의 4강 신화도 꿈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도르트문트(독일)=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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