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족의 후예’ 죠프 오길비(29ㆍ호주)가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썼다.
오길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매머로넥 윙드풋골프장 서코스(파70ㆍ7,264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5오버파 285타로 필 미켈슨(미국) 등 2위 그룹을 1타차로 물리치고 역전승을 거뒀다.
2001년 투어에 합류한 뒤 지난해 투산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따낸 오길비는 올해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이어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했다.
호주 선수가 US오픈을 제패한 것은 지난 1981년 데이비드 그레이엄 이후 25년만이다. 또 199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그렉 노먼에 이어 13년만에 호주 출신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오길비는 우승상금 122만5,000달러를 챙겨 미켈슨에 이어 단숨에 상금랭킹 2위(391만달러)로 뛰어올랐다.
호주 애들레이드 태생인 오길비는 영국 왕족 계보인 앤거스 오길비 경의 먼 친척이자 14세기 스코틀랜드의 배넉번을 지배했던 로버트 브루스왕의 후손이기도 하다.
오길비의 우승 타수 5오버파 285타는 1978년 대회 이후 28년만에 나온 오버파 스코어. 지난 1974년 헤일 어윈의 7오버파 287타에 버금가는 ‘부진한 스코어’였다는 점에서 ‘윙드풋골프장의 악명’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오길비의 우승에는 행운도 따라줬다. 미켈슨에 1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오길비는 16번홀까지 미켈슨에 2타차로 뒤져 우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길비는 17, 18번홀(파4)에서 위기 속에 파를 세이브했고, 선두를 달리던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와 미켈슨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나란히 더블보기로 무너지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오길비는 “2위만 해도 만족하겠다고 했는데 우승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3연승을 눈앞에 뒀던 미켈슨은 오길비에 1타 앞선 18번홀에서 무리한 코스공략으로 2타를 잃어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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