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라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가진 돈을 잘 쓰고 효과를 톡톡히 볼 때라야 기쁨도 그만큼 큰 법. 요즘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로만 이브라모비치(40) 구단주는 그런 점에서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 없다. 팀이 반 세기 만에 정규 시즌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독일월드컵에 나선 소속팀 선수들이 펄펄 날고 있으니 말이다.
첼시 선수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기술연구그룹이 매 경기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다섯 차례나 뽑혔다. 한 팀 소속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네덜란드의 마법사’ 아르연 로번(22)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첫 경기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발군의 기량으로 팀을 16강에 올려 놓으며 두 차례나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18일 FIFA 랭킹2위 체코를 2-0으로 꺾는 파란을 이끈‘가나의 희망’ 마이클 에시엔(24), 스위스 전서 철벽수비를 선보인 프랑스의 클로드 마켈렐레(33), 파라과이 전서 대포알 슛을 터뜨린 잉글랜드 프랭크 램퍼드(28)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소유재산 182억 달러로 포브스가 뽑은 전세계 부자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한 이브라모비치는 2003년 빚더미에 쌓여 있던 첼시를 인수한 뒤 7,800억 달러를 쏟아 부으며 비싼 선수를 대거 영입, 최강 라인업을 만들었다. 그 덕분에 첼시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아스널 등 경쟁구단을 제치고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팀으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그런 첼시를‘로만 제국’이라고 부를 정도다.
첼시 소속으로 독일월드컵에 뛰고 있는 선수는 월드컵 직전 첼시로 옮긴 미하일 발라크(독일)와 안드리 셰브첸코(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모두 16명.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15명),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밀란(13명) 등을 제치고 가장 많다. 주전 11명 말고도 벤치에 앉아 있는 교체 선수까지 월드컵서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에르난 크레스포(아르헨티나)-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에시엔(가나)- 페트르 체흐(체코) 등 동료들이 서로 맞붙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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