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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제2조국' 숙원 푼 귀화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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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제2조국' 숙원 푼 귀화영웅

입력
2006.06.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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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미운 오리새끼가 포르투갈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브라질에서 온 이방인 데쿠(27ㆍFC 바르셀로나)가 ‘제2의 조국’ 포르투갈에 월드컵 16강 행 티켓을 선사했다. 데쿠는 17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D조 예선 2차전에서 후반 18분 결승 선제골을 뽑아내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포르투갈은 이 승리로 40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데쿠는 20세이던 1999년 포르투갈로 이주, FC포르투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소속팀에 리그우승,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 2004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기며 ‘수퍼-데쿠’라는 애칭을 얻었다. 하지만 호화선수가 즐비한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데쿠는 조국 브라질 국기를 달고서는 월드컵 출전은 고사하고, A매치 출전 기회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포르투갈로 귀화해 대표팀에서 뛸 것을 권유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에 5번째 월드컵 우승컵을 안긴 후 포르투갈로 옮겨와 대표팀을 맡고 있었다. 스콜라리 감독은 데쿠가 노쇠한 포르투갈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결국 그의 선택은 옳았다. 데쿠가 합류한 이후 포르투갈은 유로2004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무패(9승3무)의 성적으로 3조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40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가벼운 허벅지 부상 때문에 앙골라 전에 결장했던 데쿠는 이란 전에서 루이스 피구와 함께 중원을 지휘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전반 내내 포르투갈은 파상공세로 이란을 몰아붙였지만, 번번히 이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무위로 돌아갔다. 데쿠는 후반 들어 직접 해결사로 나섰고, 후반 18분 루이스 피구의 패스를 받아 시원한 중거리 슛으로 첫 골을 뽑아냈다. 경기 직후 이란 대표팀의 브랑코 이반코비치 감독은 “그의 기량을 증명한 환상적인 골이었고, 그의 골이 승부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적장마저도 ‘수퍼 데쿠’의 위력을 인정한 것이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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