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전 때와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이 19일 밤 10시(한국시간) 열리는 스위스와의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 전을 앞두고 스위스 언론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그의 말처럼 자중지란에 빠졌던 토고 팀이 전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G조 ‘동네 북’으로 전락해 스위스와 프랑스에 대량 실점할 것으로 우려되던 것과는 딴판이다.
무엇보다 스위스를 제물 삼아 월드컵 첫 승을 거두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피스터 감독은 “한국전을 앞둔 3주 동안은 제대로 훈련을 못해 졌다”며 “이제 날마다 정상 훈련을 하고 있기에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피스터 감독이 누구보다 스위스 사정에 정통한 점도 희망을 드높인다. 독일인인 피스터 감독은 선수시절 스위스 프로축구리그 시아소와 그렌쉔 팀에서 뛰었고, 1972년 아프리카로 건너가기 전까지 감독으로 스위스 클럽 팀 4곳을 지휘했다. 그는 현재 스위스에서 살고 있고 아내도 스위스인일 정도로 스위스와 인연이 깊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독일 빌트의 슈바오 울리히 기자는 “스위스가 수비가 좋은 반면 골 결정력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면서 “토고 전에서 초반 골을 넣지 못 하면 끌려 다니다 비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위스는 유럽예선에서 약체 키프러스와 파로 아일랜드에만 이겼을 뿐 이스라엘, 아일랜드, 프랑스와는 모두 비겼을 정도로 공격력이 약하다.
이탈리아 사루 알라모 기자(사커 스포르트)도 “개인기에 의존하는 아프라카팀의 장점이 살아날 경우 가나에 일격을 당한 체코 같은 꼴을 당할 수 있다”며 “토고는 스위스가 쉽게 이기지 못하는 상대”라고 분석했다. 아프리카 TV의 우데이 기자는 “아프리카 팀들은 유럽팀과 달리 경기를 하면서 자기 플레이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도르트문트에서 벌어질 토고-스위스 전에서는 토고를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의 함성도 울려 퍼질 것으로 보인다. 토고 마사메소 창가이가 다리에 쥐가 나 누워 있는 이을용을 직접 마사지해주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뒤, 한국 원정 응원단 사이에서 토고를 위해 응원전을 준비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쾰른(독일)=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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