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진출의 기쁨이 남달라요”
18일(한국시간)까지 월드컵 16강을 확정지은 팀은 6개국으로 독일, 에콰도르, 잉글랜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네덜란드이다. 이들의 16강 진출에 얽힌 사연과 의미는 남다르다.
에콰도르의 16강 진출은 이번이 ‘첫 경험’. 2002년에 이어 겨우 두 번째 본선 무대에 오른 에콰도르의 선전은 ‘국가 경사’에 해당할 정도. 그러나 에콰도르의 돌풍은 2002년부터 예고됐다. G조에 속했던 에콰도르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에 연달아 패했으나, 마지막 경기서 동구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1-0으로 제압해 파란을 일으켰다. “해발 2,850m의 고지대인 수도 키토에서만 무적”이라는 외부의 비아냥을 한방에 날린 것도 16강 진출이 던져준 소득이다.
포르투갈은 40년 만에 16강 진출의 비원(悲願)을 이뤘다. 포르투갈은 1966년 에우제비오의 ‘신기’(神技)에 힘입어 4강에 오른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년 만에 본선에 오른 86년엔 조 꼴찌(1무2패)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루이스 피구, 파울레타 등 일명 ‘황금세대’가 주축을 이뤄 우승까지 넘봤던 2002년에는 한국의 벽을 넘지 못해 눈물을 떨궈야만 했다.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이면서도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이 “역사에 남을 16강 진출을 이뤘다”고 흥분하는 것도 다 이런 사연 때문이다.
‘죽음의 C조’를 동반 탈출한 전통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에게도 16강은 의미가 깊다. 2002년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함께 ‘죽음의 F조’에 속했던 아르헨티나는 1승1무1패를 기록, 40년 만의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네덜란드는 2002년 유럽지역예선에서 탈락하며 본선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토털사커라는 현대축구의 전형을 제시한 팀으로서는 씻기 힘든 수모였다.
당연하게만 보이는 독일의 16강 진출도 예사롭지 않다. 54년 이후 14회 연속 2라운드 진출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가히 ‘월드컵 우등생’이라 할만하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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