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절경인 리아스식 해안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간척사업이 잇따르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갯벌이 사라지는 등 생태계 파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충남도와 일선 시ㆍ군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충남 서해안에서 추진해온 해안매립건수는 40건으로 총 매립면적이 5,658만평 규모에 이른다. 총사업비 7조 4,830억원이 투입된 매립사업은 현재 27개 지구가 공사를 끝마쳤다.
그러나 직선으로 만든 콘크리트 방파제는 조류의 흐름을 바꿔 바다 생태계와 먹이사슬에 변화를 주고 있다. 또한 갯벌이 사라지면서 유기물이 풍부한 농업용수가 해안정화과정을 거치지않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 환경문제 발생과 경제적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태안반도에서는 가로림만을 제외한 대부분이 천수만 AㆍB지구간척과 공단조성 등으로 톱니바퀴처럼 요철이 분명했던 리아스식 해안선이 거의 사라졌다. 간척과 매립으로 수백㎞의 해안선이 사라지고 지금은 섬 지역 해안선을 포함, 531㎞만 남아있다.
천수만 AㆍB지구 앞바다는 간척이후 연안에 서식하는 조기와 광어 등 고급어류의 산란장이 사라지는 생태계변화를 가져왔다. 서식어류의 종류도 바뀌었다. 기존 어패류는 사라지고 간척지 부근에만 서식하는 새조개가 이 지역 대표 해산물로 자리잡았다.
농업용 인공담수호인 간월호와 부남호의 배수시기와 배수량을 놓고 해마다 바닷물 오염을 우려하는 양식어민들과 마찰을 빚고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태안 천수만 B지구 일대 442만평에 2020년까지 인구 1만 5,000여명의 관광레저형 자족도시를 건설, 골프장 복합시설과 가족형 테마파크, 청소년 문화체육시설(축구장), 생명공학 연구단지, 영상촬영단지, 실버타운 등이 들어설 경우 해안오염이 가속화할 소지를 안고 있다.
당진군은 지난 1979년까지 215㎞의 리아스식 해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1979년 삽교호 방조제를 시작으로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 등이 생기면서 지금은 자연상태의 해안선은 10㎞에 불과하다.
방파제 등으로 새로 생긴 해안선의 길이가 42㎞에 이르지만 모두 직선화했고 바다와 육지를 완전히 단절시켰다. 매립지 내 갯벌 98%와 해안선 96%가 사라지고 농지와 산업단지가 들어섰다. 석문면 삼봉리 일원 365만5,000평 규모의 매립지는 지난 1991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후 방파제만 막아둔 채 방치하고 있다.
매립지내 담수호는 녹조와 거품이 생기는 등 수질악화가 진행되고 있다. 매립지 군데군데 물웅덩이는 썩어 악취를 풍기고 잡초, 갈대만 무성하다.
충남도로부터 2004년 사업시행권을 넘겨받은 한국토지공사는 산업단지 분양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업계획을 바꿀 방침이다. 당초 기계, 정밀화학, 조립금속, 섬유 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단지 일부를 포기하고 유통, 주거, 상업, 관광, 휴양 기능이 두루 포함된 복합산업단지로 변경할 계획이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43)사무국장은 “해안선 난개발을 막기위해 정부가 자연과 개발이 공존하는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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