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바오핑(趙寶平·46) 중국 루쉰(魯迅)미술대학 중국화과 교수가 22일부터 7월 6일까지 보름 동안 서울 종로구 내자동 중국문화원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 화가로는 최초로 지난해 9월 국립현대미술관의 ‘2005~2006 아시아 작가 초청프로그램’을 통해 창동스튜디오에 입주해 작품활동을 해온 그가 그간의 한국미술에 대한 체험과 연구를 결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수묵화와 서예를 통해 동양과 서양, 현대와 과거 미술의 접목을 꾸준하게 추진해온 자오바오핑 교수는 ‘옛 사람들의 마음에서 배우지, 옛 사람들의 흔적을 베끼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인화가들의 격률처럼, 수묵이라는 전통적 재료를 사용하되 현대인의 일상을 개성있는 필치로 그려내는 독특한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도 ‘생명사유 시리즈’ ‘호흡’ ‘책’ ‘마음의 여행’ 등 서구 추상주의를 수용한 작품들은 물론 ‘목욕’ ‘소녀의 초상’ 등 일상을 세심한 관찰과 현대적 감수성으로 다룬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그는 자신의 이 같은 작품 경향에 대해 “화가는 시공을 초월, 이질적인 문화 사이에 구심점이 돼야 할 의무를 지닌 이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오바오핑 교수는 중국 화단의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기도 하다. 인터넷 등을 통해 중국의 제자 및 동료 화가들에게 한국 미술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화가로 남농(南農) 허건(許楗)과 의재(毅齊) 허백련(許百鍊)을 꼽았다.
그는 “남농과 의제의 작품세계에는 물아일체를 추구하는 동양예술의 정체성이 잘 녹아 있다”며 “그들은 직업적인 화가이기 이전에 신체, 정신, 자연의 합일로 삶 자체를 즐기는 경지에 올랐던 이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자오바오핑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도 수묵화는 여전히 유효한 회화양식이자 가치로서 발전시켜야 함을 한국의 수묵화가들에게 일깨워주고 있다”며 “그의 전시가 한ㆍ중 화가들의 교류를 두텁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