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하반기 경영 환경과 관련, 금리 인상과 환율 하락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 하강 시점이 이미 지났다는 의견(37.9%)보다 앞으로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의견(62.1%)이 더 우세하게 나타났다. 또 올해 우리 경제가 4.0~4.5%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가장 많아, 5.0%대 성장을 예상한 정부의 낙관적인 목표와는 시각차이를 보였다.
한국일보가 최근 30대 기업의 사장 및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하반기 경기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29명 가운데 34.5%인 10명이 하반기 경영에서 가장 큰 복병으로 금리 인상을 꼽았다. 또 9명(31.0%)은 환율 하락, 6명(20.7%)은 유가 급등을 걱정했다. 그러나 2명(6.8%)은 정부 정책의 난맥상을 지적했고, 나머지 2명은 부동산 버블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에 대해선 950원을 넘을 것이라는 비중이 10명으로 가장 컸고, 940~950원이 9명, 930~940원이 7명을 기록했다. 930원을 밑돌 것이라는 의견은 3명으로 집계됐다. 환율 마지노선에 대한 질문에는 900원부터 1,200원까지 다양한 범위의 답변이 나왔다. 그러나 900~950원이라는 대답이 14명(48.2%)이나 돼 이미 임계점을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기 하강 시점에 대해선 11명(37.9%)이 이미 지났다고 답했고, 9명은 3분기, 6명은 4분기에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내다 봤다. 나머지 3명은 내년 이후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실적 및 앞으로의 경영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연초 예상했던 수익과 올해 실제 수익과의 차이에 대해선 동일하다는 답변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10% 이하의 수익 개선이 6명, 10% 이하의 수익 악화가 5명, 10% 이상의 수익 개선이 4명, 10% 이상의 수익 악화가 3명, 무응답이 2명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또 올해 신규 채용이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답한 CEO가 18명(62.1%)으로 가장 많았고,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10% 감소한다는 답은 3명이었고, 10% 미만 감소ㆍ20% 이상 증가ㆍ무응답이 각각 1명씩이었다.
내년에 직원들 임금을 얼마나 올려줄 지에 대해선 10% 이하라는 답이 22명(75.9%)으로 가장 컸다. 동결은 5명, 무응답은 2명으로 나타났다.
1,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생긴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라는 가상 질문에는 설비투자라고 답한 CEO가 17명(58.6%)으로 단연 선두였다. 그러나 사내에 유보하겠다는 답도 8명(27.6%)이나 돼 불확실한 경영 환경 등을 반영했다. 업무용 부동산 투자와 자사주 취득에 쓰겠다는 사장들도 각각 2명씩 나왔다.
실제 하반기 투자 계획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냐는 설문에는 동일하다는 답이 12명(41.4%)명으로 가장 많았고 10% 초과 증가가 7명, 5~10% 증가가 4명, 10% 초과 감소와 5~10% 감소가 각각 2명씩이었다.
경영의 중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는 설문엔 순익 극대화(수익성 제고)라는 항목에 23명(79.3%)의 CEO가 체크, 가장 많았다. 매출 극대화(시장 점유율 확대)엔 3명, 신규 사업 개척엔 2명, 조직 내실 강화(구조조정 및 현금 흐름 점검)엔 1명이 답했다.
한편 정부가 가장 먼저 완화해야 할 기업 관련 규제로는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라는 답변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는 9명,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부동산 관련 규제 개선은 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 설문에 답해 주신 분들
최도석 삼성전자 사장,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최재국 현대자동차 사장, 신헌철 SK㈜ 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권영수 LG전자 사장(CFO),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 윤석만 포스코 사장, 남중수 KT 사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한상범 대한항공 부사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남영선 ㈜한화 사장, 강주안 아시아나항공 사장, 성병호 하이닉스 상무, 임동일 동부건설 부회장,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구학서 신세계 사장, 김진수 CJ 사장,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이용구 대림산업 부회장, 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 윤종웅 하이트맥주 사장, 이준섭 대우건설 상무(CFO), 김영철 동국제강 사장,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광석 STX조선 대표,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 배영호 ㈜코오롱 사장
조철환기자 chcho@hk.co.kr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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