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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 주민-한수원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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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 주민-한수원 갈등

입력
2006.06.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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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된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할 것인가 말 것인가’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1호기의 설계상 수명(30년)이 내년 말로 완료됨에 따라 가동 연장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와 고리원전 1호기 인근 부산 기장군 주민들은 안전성을 이유로 폐쇄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측은 “설계 수명보다 10년은 더 쓸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원전운영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16일 고리1호기를 10년간 추가로 가동할 수 있는 허가를 받기 위해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과학기술부에 제출했다. 과기부는 앞으로 약 18개월 동안 안전성 검증을 한 뒤 수명 연장을 결정하게 돼 ‘폐쇄’와 ‘계속운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주민, 시민단체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리1호기는 처음 설계당시 30년간 사용하도록 돼 있었으나 한수원이 10년간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리1호기는 지난 30년 동안 100여건의 크고 작은 사고를 내 전체 원전사고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수명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리 원전이 있는 부산 기장군 주민들도 주변 도로에 현수막 수십 개를 내걸고 수명 연장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분명하다. 불안감 때문이다. 주민들사이에 4월 고리원전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아 원전 자체가 불안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해양 오염 가능성으로 생계 기반이 파괴되는 것도 주민들이 원전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 주민들은 또 한수원이 고리1호기의 수명연장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충분히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기존 원전을 추가 개발하면서 내건 지역개발 공약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안전 이상무, 계속운전 세계적 추세”

한수원측은 “원전 30년 역사 동안 운영ㆍ관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리1호기는 현재 실제 수명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인 만큼 앞으로 10년은 충분히 쓸 수 있다”며 “원전의 설계 수명 연장은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미국의 경우 올해 5월 기준으로 42개의 원전이 당초 설계 수명(40년)이었으나 20년 더 추가 운전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아 현재 가동 중 이라고 밝혔다.

또 고리1호기가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이다 보니 가동 초기 관련 기술이 전무한 상태로 정지 사고가 많았을 뿐이고 이후에는 원전운영기술이 향상돼 최근 10년 동안은 평균 정지 횟수가 연평균 0.5건에 불과하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측은 “이는 프랑스 연5회, 일본의 연4회 원전 정지 횟수와 비교하면 월등히 좋은 상태”라며 “평균 이용률이 90.7%로, 세계평균 79.5%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기부는 “원전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검증해 18개월 이내에 연장 여부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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