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6일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수상자 광주정상회의’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김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앞두고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 축사를 통해 “이 달 말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도 남북관계를 한층 더 진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그때그때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이제 누구도 화해 협력의 큰 물줄기를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6ㆍ15 남북정상회담’ 6주년을 겸한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면서 “특히 햇볕정책과 6ㆍ15 공동선언은 적대와 반목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게 한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간 신뢰구축, 남북 공동번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해 6ㆍ15 공동선언 기념 행사 이후 1년 만이다.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개회식 직전 대기실에서 만나“오랜만입니다”, “안녕하세요”라며 간단한 인사말만 교환한 뒤 곧바로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발걸음에 보조를 맞춰 나란히 행사장으로 들어가며 천천히 단상에 올랐다.
두 사람은 이날 낮 개회식 참석 인사들과 함께 오찬 모임도 갖고 자연스럽게 남북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청와대측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전에는 노 대통령과 따로 만날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으나 두 사람이 별도로 회동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않다.
한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0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할 메시지를 포함한 자신의 방북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버시바우 대사도 김 전 대통령에게 북한을 향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6ㆍ15 민족통일대축전은 이날 오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폐막식을 갖고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북측 대표단은 17일 광주 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참관한 뒤 평양으로 돌아간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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