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 그레이트 디자이너 10
최경원 지음/길벗 발행ㆍ1만6,000원
예술이 산업이나 일상 생활과 만나는 지점은 디자인이다. 그런 점에서 디자이너는 산업과 생활의 최전선, 예술의 전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돈의 천박함과 예술의 고아함, 그 경계에서의 위태로운 줄타기꾼, 디자이너.
머리를 깎고 밥상을 차리는 데도 디자인이란 말이 붙는 시대(헤어, 푸드 디자인)다. 그만큼 디자인이란 개념이 우리 삶에 깊이 녹아 들어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은 지난해 패션 디자인의 중심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사장들을 불러 모아 디자인경영전략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쯤 되면 사회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법도 한 데 웬일인지 도통 그런 조짐이 없다. 예술적 창조성을 돈과 맞바꾼 자본의 앞잡이라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 그럼 영화나 대중음악, 드라마는 어떤가. 사실 자본과 얽히기로는 디자인과 다를 바가 없는 데 이들 분야는 왜 사회적 담론이 활발한가.
웃음 속에 삶의 근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주는 필립 스탁, 불우한 인생을 패션에 승화시킨 코코 샤넬, 60살이 넘어서 세계적 디자이너가 된 에토레 소사스, 가장 일본적인 디자인으로 세계 패션계를 주름잡은 이세이 미야케, 조르지오 아르마니, 루이지 꼴라니, 알레산드로 멘디니, 마이클 그레이브스, 르 코르뷔제, 안도 타다오….
대학 강의, 잡지 기고 등을 통해 디자인 알리기에 애쓰는 저자는 패션 산업 건축 디자인계의 거장 10명의 삶과 작품을 하나하나 더듬으며 디자인이 단순한 산업 부산물이 아님을 역설한다. 대표 작품 사진과 친절한 설명은 현대기술을 뛰어난 구조와 아름다운 형태 속에 녹여 넣는 디자이너의 작업에 예술적 감동을 입혀준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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